챙그랑 챙그랑. “얼~씨구씨구 들어간다, 절~씨구씨구, 들어간다!” 홀로 콧노래를 부르며 양손에 쥔 엿가위를 부딪혀 보는데, 누군가 다가와 물었다. “아가씨도 각설이여?” 무심결에 “네네” 했다가 다급하게 다시 말했다. “아니, 전 기자예요.” 할아버지는 볼에 주근깨를 찍고 콧물 질질 흘리면서 “나는 기자”라고 주장하는 어떤 거지(나)를 빤히 보더니 이내 돌아섰다. ‘그럴 리가 없다’는 표정으로. 정체성 상실의 현장. 에라 모르겠다, 가위질 연습. “돈 없으면 집에 가서 빈대떡이나 부쳐 먹지~.” 챙그랑 챙그랑.